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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닐 베일리스밀크

Diary/어제의 술

by TokyoShin 2013. 11. 16. 2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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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2

'다음 번 칵테일은 데낄라선라이즈로 해야지'했던 작은 다짐을 잊은 건 아니었다.

그냥 그다지 끌리지가 않았다. '쎈 술'이 땡기지 않았던 것 같다.

어떤 걸로 하지.

메뉴판을 뒤적이다 건조하게, 이미 블루하와이로 마음을 굳힌, 나의 결정장애를 한차례 경함한 언니에게 물었다.

"깔루아밀크 마실까요?"

"커피 땡기면 마시고..."

괜히 깔루아밀크 바로 위의 이름에 눈이 갔다.

"베일리스밀크는 맛있어요?"

"응"

베일리스밀크는 깔루아밀크랑 비슷한 맛이었다.

바 비닐의 낮은 테이블 위엔 청명하게 푸른 색과 우유 탓에 투박하고 흐려진 엷은 갈색 빛이 놓였다.

"사람을 편견없이 대하고 싶은데, 그게 잘 안 돼요."

"편견없이 대한다는 게 무슨 말이야?"

"그러니까, 그 사람을 있는 그대로 보는 거요."

"...그게 가능해? ...요즘 편견 갖게 하는 사람이라도 있어?"

"......."

함께한 언니가 철학적이라던 대화를 잇는 동안, 지나가는 사람들을 죄다 기억이라도 해버릴 것처럼 천천히, 뻔뻔하게 쳐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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