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kyo Is Here

6월 3일 저녁 8시, 홍대 CGV, 상영 전에 인상적인 광고를 두 편 보았다. 이노션에서 대행하고 플랜잇 프로덕션에서 제작한 은 군더더기 없는 세팅과 사실감을 더하는 푸른 잿빛 화면으로 단박에 시선을 사로잡았다. 고요한 사운드 역시 집중도를 높이는 데 한 몫했다. 특별한 BGM을 사용하지 않고, 새의 지저귐이나 바람 소리를 첨가한 것이 전부다. 여기에 화면과 퍽 잘 어우러지는 색의 옷을 챙겨 입은 안재홍씨가 등장한다. 잘 손질된 옷과 머리, 정갈한 실험 도구(세팅)와 그의 진지한 표정, 비장한 내레이션(액션)이 만나면서 과장되고 유머러스한 분위기가 샘솟는다. 이는 그가 에서 선보인 캐릭터의 연장이며, 그렇기에 "어머니, 가벼운 자들이 세상을 바꾸고 있습니다", "할아버지는 말씀하셨지", "동생아, 형이..

Study/Branding 2016. 6. 6. 17:39

Imagehttp://www.used-future.net 정말 좋아하는 브랜드, 유즈드 퓨처의 이번 시즌 룩 중 맘에 드는 몇 장을 골라 보았다. 지난 FW 시즌이나 캡슐 콜렉션에선 특별히 마음에 드는 게 없었는데 이번 시즌은 꽤 좋다. 엷은 색의 조화가 참 예쁘고 번쩍이는 폴리에스터와 차분한 면 소재의 대비가 재밌다. 첫번째와 두번째 사진의 폴로 니트는 2014년 SS 시즌에 선보인 것과 비슷한데 색감이 훨씬 웨어러블해졌다.

Study/Branding 2016. 3. 24. 18:44

Imagehttp://www.reference-shop.com 매거진 에서 브랜드 저널 2호를 발행했다. 가격이 오른만큼 두꺼워진 두께는 스테이플러 제본으로 엮었다. 표지는 에서 첫번째로 다루었던 브랜드 '프라이탁'의 워크 팬츠를 근접촬영한 사진이다. 편안한 색감과 훤히 보이는 원단의 짜임이 꼭 만져보고만 싶게 만든다. 사진 위에는, 밸런스의 부제 격인 단어를 나열한 1호와 달리, 프라이탁 창립자와의 인터뷰에서 나눈 대화를 얹었다. 이번 호에서는 확실히 한 브랜드의 라인 확장을 특별히 중심 이슈로 다루었구나, 싶다. 업사이클 붐을 일으킨 프라이탁은 직원들이 입을 '튼튼하고 지속 가능한 워크 웨어'를 고민하다 'F-ABRIC'이라는 브랜드를 만들었다. 식물 섬유에서 뽑아낸 실로 원단을 짜고, 하나하나 분리..

Study/Branding 2016. 3. 24. 18:19

Imagewww.facebook.com/theboothbrewing 최근 바뀐 더부스 브루잉The Booth Brewing의 로고(우)는 적잖은 의문을 준다. '왜 이렇게 만들었는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존 로고(좌)보다 더 별로다. 투박하던 심볼의 조형은 다소 보기 편안해졌지만 도통 그 의미를 알 수가 없다. 네 가지 요소 -하트, 겹친 원, 액체가 흐르는 형상, 액체가 넘치는 형상- 를 조합한 심볼을 처음 마주하면 한 덩어리로 인식되는데, 이 덩어리는 '애벌레나 강아지똥 같기도 한데 결코 답을 내릴 수 없는 무엇'이다. 브랜드 네임과 직결되어 인지를 돕지도 않고, 브랜드 전반에 유기적으로 적용하기 좋은 모양새도 아니다. 브랜드 네임에 사용한 서체 역시 의문을 피할 수 없다. 소문자와 대문자가 혼합..

Study/Branding 2016. 1. 27. 18:23

Image & Reference http://www.kitsune.fr 메종 키츠네(Maison Kitsune)의 2016 SS 시즌 콘셉트는 "파리 사막(Paris Desert)"이다. 여름이 오면 파리는 관광객으로 북적인다. 파리지앵들은 그런 파리를 떠나 조용한 오아시스를 찾거나, (관광객들의) 새로운 탐험으로 가득 찬 파리에 머무른다. 키츠네의 두 디렉터는 이 지점을 주목해 '사막화'로 정의하고 시각적으로 풀어냈다. 콘셉트가 정말 재밌고 좋은데, 사막을 표현하는 화보 속 조형물의 조악함은 더 좋다. '일시적인 사막'을 위트있게 표현했다.

Study/Branding 2016. 1. 5. 22:08

Imagehttp://pygmn.com 간만에 영화관에 갔다가 한 장 남은 이터널 선샤인 리플릿을 챙겨왔다. 서늘하게 보정한 이미지와 가느다란 서체를 보자마자 스튜디오 피그말리온의 작업일 거라 생각했다. 기존 포스터가 썩 아름답진 않더라도 공드리 감독의 영화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서 좋아했는데, 재개봉 포스터는 완연히 다른 느낌이다. 딱 요즘 소비하기 좋은 이미지인데, 굳이 부정적으로 보고싶지는 않다. 오늘 아침 가방 속에서 이 리플릿을 꺼내 현관문에 다소곳이 붙여두었으니까.

Study/Branding 2015. 12. 2. 18:23

Image & Referencehttp://www.ohbeautifulbeer.com 병을 종이로 감싸는 패키징을 좋아한다. 종이에 프린트된 그래픽과 어김없이 구겨지는 종이의 질감을 보는 게 좋다. 이런 취향 탓에, 대니얼 시모넬리(Daniele Simonelli)가 디자인 한 '빅 벨리 밴드(Big Belly Band)' 패키징을 본 순간 마음에 담았다. 그러고 나서 찬찬히 보니, 뚱뚱한 병의 모양과 한껏 부드러운 색감의 조화가 보기에 그만이었다.

Study/Branding 2015. 11. 3. 16:28

Imagehttp://happyrobot.co.kr 라이프 앤 타임(Life and Time)의 첫 EP와 정규 1집의 흐름이 좋다. "자연을 주제로 삶과 시간을 노래하는" 밴드의 주제는 바다에서 땅으로 흘러왔다. 각 커버는 형식적으로 같은 선상에 놓이지만 내용은 다분히 다르다. EP가 '파도치는 바다' 이미지에 주목하는 반면, 1집은 두 장의 이미지를 겹쳐 놓는다. 빼곡한 숲과 술에 취한 이들의 땅이다. 'Land' 라는 앨범 타이틀 아래, 도무지 섞일 것 같지 않은 둘이 마주한다.

Study/Branding 2015. 9. 29. 15: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