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옴니폴로 OMNIPOLLO

Study/Branding

by TokyoShin 2015. 3. 3.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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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tamorgana


Mazarin


Schiuma Party

Leon

Hypnopompa




Image

http://www.omnipollo.com

Reference

http://www.saveur.com


'오 뷰티풀 비어(Oh Beautiful Beer)' 사이트를 구경하다가 스웨덴 옴니폴로(Omnipollo)의 '파타모가나(Fartamorgana)'를 보고는 눈을 뗄 수가 없었다. 맥주병 표면에 놓인, 분홍빛 해와 노랗게 일렁이는 물결이 그저 아름다웠다. 규격 없는 라벨은 맥주 한 병을 들이킬 대상이 아닌 바라볼 대상으로 만들어 주었고, 그래서 거기에 브루어리의 이름조차 없다는 사실을 안 건 한 참 뒤였다. 홀린 듯 '옴니폴로'라는 이름을 검색창에 써 넣으니, 그 이름 아래로 맥주를 차곡차곡 진열해 둔 페이지가 나왔다.

 산사나무(Hawthorn)라는 서체로 쓰인 로고에서는 예스럽고 신비한 느낌이 물씬 풍긴다. 날카로운 세리프를 가졌지만 그 곡면은 부드럽고, 'O'의 속공간이 다른 각각의 낱자들이 만드는 여백과 비슷한 너비여서, 굉장히 정교해 보인다. 

 옴니폴로는 브루어 헤녹 펜티(Henok Fentie)와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디자이너인 칼 그랜딘(Karl Grandin)이 2011년 설립했다. (칼은 패션 브랜드 '칩 먼데이'의 공동 설립자이기도 하다.) 이들 역시 개인 설비 없이 다른 브루어리에 자신들의 레시피로 생산을 의뢰하는 집시(gypsy) 형태다. (아직 표본이 다양하지 않지만 아무래도 집시 브루어리들이 비용에 대한 부담이 적다보니 디자인을 좀 더 과감하게 뽑아 내는 것 같다.) 이들은 애초에 주류 매장에 잔뜩 쌓아놓고 판매하는 지루한 맥주를 만들 생각은 없었지만, 그렇다고 아주 실험적인 길을 택하지도 않았다. '맥주 매니아들과 보통 사람들을 모두 만족시킬 만한 맥주'를 만드는 것이 헤녹의 목적이었기 때문이다. 우선에 굉장한 외양이 두 집단의 시선을 모두 잡아끌테니, 이미 목적의 절반은 달성한 셈이 아닐까.

 헤녹이 원하는 맥주를 고안해내면 칼은 그 이름이나 설명을 듣고 이미지로 그려낸다. 예로, '파타모가나(이태리어로 신기루라는 뜻)'는 헤녹이 부모님의 고국 에티오피아 사바나를 걷다 마주친 신기루에 영감을 받아 만들었다. 풍부하고 강한 홉이 인상적인 IPA와 투박하고 미묘한 맛이 있는 세종(saison) 스타일을 합친 맥주다. 칼은 이를 뜨거운 해와 잔잔히 일렁이는 물결로 표현했다. 길쭉한 맥주병에 수직으로 그려넣어 일렁임의 여운이 길다. 풍부하고 미묘한 맛과 아름다운 그림 한 폭이 파타모가나라는 이름으로 묶여 말 그대로 신기루를 만든다. 신기루처럼 맥주가 사라져도 병은 남아 있으니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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