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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바벨

Seeing

by TokyoShin 2016. 2. 3. 2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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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석민, Pick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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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sema.seoul.go.kr

http://space-nowhere.com


어제 본 전시를 떠올린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서울 바벨>이다. 네 명의 작가들이 꾸린 <정신과 시간의 방> 시스템이 마음에 들었고, 신시아 작가의 <Men I have Ever Met>, 공석민 작가의 <Picking>을 특히 인상깊게 봤다. 신시아 작가는 각각의 상대와 게이 데이트 어플리케이션을 통해 가진 사적인 첫만남을 글로 쓰고, 색지에 인쇄했다. 그 뒷면엔 해당 사연의 주인공에게 보내는 개인적인 편지를 담았으나, 색지는 벽에 부착되어 관객이 뒷면을 볼 수는 없다. 작가는 각각의 사연에 번호를 붙이고, 주인공 모두에게 초대장을 보냈다. 나열된 사연들을 보고 자신의 것으로 추정되는 것을 골라 작가에게 사연의 번호를 보내면, 해당 사연의 주인공에게 쓴 편지를 보내주겠다는 내용이다. 작가는 초대장에 전시장과 거처 사이의 거리를 km단위로 알려달라는 당부를 덧붙였다. 이 거리는 사연의 우측 하단에 표기된다. 내가 작품을 마주했을 시점엔 두 개의 사연에 이 거리가 적혀 있었다. 이 일련의 작업 과정이 몹시 흥미롭게 다가왔다.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임에도 유심히 읽게 만들었다. 공석민 작가의 <Picking>은 맬버른의 한 공원에서 촬영한 영상이다. 영상 속에서 작가는 공원을 걸으며 무언가를 줍는 것 외에 별다른 일을 하지 않는다. 관객은 이 작품을, 바닥에 깔린 인조 잔디 위에 놓인 모니터를 통해 본다. 모니터 속 공원의 잔디와 전시장 바닥의 인조 잔디가 연결되는 지점이 묘하고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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