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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라운드 더 코너 around the corner

Study/Branding

by TokyoShin 2014. 3. 17.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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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1일, LG패션의 어라운드 더 코너가 코엑스에 3호점을 냈다. 이 귀여운 편집숍은 가로수길에 1호점을 열 때부터 관심이 갔는데, 이유를 셋으로 분류할 수 있다.

1 황나경 작가의 그림을 기반으로 한 비주얼 브랜딩  

2 의미있는 이트 & 플레이 (eat & play) 코너

3 적재적소의 네이밍

세 가지 모두 적당히 마이너한 정서를 세세하게 담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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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나경 작가 작품이 내 취향이라 애초에 점수를 먹고 들어간 건지도 모르겠지만, 일러스트와 숍의 궁합이 꽤 괜찮아 보인다. 어라운드 더 코너는 일러스트를 매장 곳곳에 배치해 둠은 물론, 프로모션 그래픽 역시 황 작가님의 일러스트로 제작한다. 이는 딱 귀여운 정도로 마이너한 어라운드 더 코너의 정서를 만드는 큰 줄기가 된다.


2

숍을 통틀어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이는 1, 2, 3호점을 같이 보면 더 재밌다. 먼저 가로수길의 1호점에는, '카페 퍼블리크 프렌즈'라는 이름 아래 상수동 빵집 퍼블리크와 찻집 다정, 연남동 커피집 리브레, 이태원 펍 맥파이가 모여있다. 한 켠의 작은 공간을 퍼블리크가 차지하고, 그 곳에서 다정의 차와 리브레의 커피, 맥파이의 맥주를 파는 형태라 이름을 저렇게 지은 것 같다. 모든 가게가 온전한 형태로 입점했으면 더 재밌었겠지만 그러기엔 제약이 많았을 것 같다. 다정을 제외하고 가게를 상징하는 로고가 각각 닭, 나쵸(영화 '나쵸 리브레' 속 캐릭터), 까치여서, 이를 일러스트로 그려낸 포인트가 좋다.

 홍대 주차장 골목의 2호점의 경우, 가로수길에서 출발한 아이스크림 가게 소프트리와 압구정 카페 알레아 플레이그라운드를 들여왔다. 소프트리는 그간 여러 지점을 낸 터라 독특성이 많이 옅어지긴 했지만, 어라운드 더 코너 2호점 오픈 당시인 작년 여름엔 소프트리 역시 가로수길에 이은 두 번째 매장이었다. 알레아 플레이그라운드는 '알레아 투 고'라는 이름으로 입점했다. 이름답게 작은 공간에 작은 테이블 몇 개를 마련 해 두었고, 오픈 때 주로 '20온스 커피'라는 메시지를 알렸던 것으로 기억한다. 알레아의 디렉터 차인철 디자이너는 오픈 프로모션 그래픽을 디자인 하기도 했다.

 코엑스 몰의 3호점은 아직 방문하진 못했지만, 기사에서 접하기로는 '퍼블리크 카페'가 입점했다고 한다. 사진을 보니 소프트 아이스크림을 파는 '밀크 바'도 마련한 것 같다. 이처럼, 이 귀여운 편집숍은 숍인숍 형태로 지역의 외식업체들을 편집해 두었다. 이런 시도는 네이밍과도 잘 어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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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보편적일 수도 있는 말임에도 이 귀여운 편집숍에 딱 맞는 네이밍이 아닐까 한다. 이는 어느 작은 골목의 '모퉁이를 돌면' 무언가 나올 것 같은 설렘을 준다. 게다가 이 이름은 1호점인 가로수길 매장에선 물리적으로도 절묘한 매칭을 이룬다. (가로수길점은 딱 길 모퉁이에서 모퉁이의 모양을 하고 있다.) 그리고 앞서 말한 2)와의 연관성 역시 흥미롭다. 가로수길에서 '모퉁이를 돌면' 홍대(상수, 연남)와 이태원의 가게가 펼쳐지고, 홍대에서 '모퉁이를 돌면' 신사와 압구정의 가게가 펼쳐지며, 코엑스에서 '모퉁이를 돌면' 홍대(상수)의 가게가 펼쳐지는 귀여움.

 그러나 대기업 편집숍 치고 이토록 마음에 드는 요소들을 가졌음에도 어라운드 더 코너는 아쉬움의 결정타를 날린다. 이는 쇼핑을 하려고 할 때 특별히 생각나지도, 가고싶은 마음이 들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단순히 취향의 문제일 수도 있겠지만, 막상 매장 안으로 들어서면 약간 정돈되지 않은 기분이 든다. 특별히 구미를 당기게 하는 디스플레이도 없다. 여기저기서 각 브랜드가 목소리를 내고는 있지만 분명하게 들리진 않는 것이다.

 그래도 다행히 3호점에선 이 부분에 꽤 변화를 준 것으로 보인다. 그 방식으로, 각 브랜드의 목소리를 다 같이 높일 수 있는 쪽을 택한 것 같다. 사진으로 접한 게 전부이긴 하나, 코엑스점에선 매장의 컨셉이라는 '마켓'이라는 단어가 잘 보인다. 날 것 그대로의 느낌을 담은 '마켓'은 정제된 편집숍이 갖기에 꽤 흥미로운 컨셉이다. 오픈 이벤트로 진행한 럭키백 이벤트는 흔한 방식이지만 황나경 작가의 일러스트가 큰 힘을 실어주었다. 하나쯤 사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라운드 더 코너의 향후 계획은 알 수가 없으나, 이들이 부산에 내려와, 서면 쯤에 갈매기 브루잉 맥주가 입점한 '펍 갈매기 프렌즈' 정도를 만드는, 사심 가득한 상상을 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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