탭에 왔다.
재채기와 콧물 콤보가 터져 나와 몸을 사리고자 그냥 소호에 왔는데 그럼 탭에나 가 볼까 하고 온 거다.
주문한 카푸치노에선 여리여리한 맛이 났다.
오늘 사진에 대해 생각 해 보려고 했는데 또 멍하다.
뭐 할까.
코벤트 가든 가서 가방 살까.
환율이 그새 많이 올랐다.
젠장.
아, 이번주 토요일에 '자유의 언덕' 보기로 했다.
세 번째 자유의 언덕을 런던에서.
재밌을 것 같다.
내일은 모르는 사람을 만나기로 했다.
이것도 재밌을 것 같다.
남기려는 마음에 대하여.
그제였다.
민박집 사람들이랑 저녁을 먹다 여행 온 열다섯 꼬마에게 민박집 매니저 언니가 말하길,
"사진은 많이 찍었어?
지금은 찍기 귀찮고 그래도 십 년 쯤 지나면 이 때 여길 갔었지, 하고 되게 좋을 거야.
남는 건 사진 뿐이야."
옆에 있던 장기 투숙하며 공부 중이라는 언니는,
"나 사진 진짜 안 찍었는데.
이제 가기 전에 막 급하게 찍는다."
이토록 남기려는 마음은 무엇일까.
오늘도 버킹엄 궁전을 지나면서 수많은 관광객들이 '기념샷'을 찍는 모습을 보았더랬다.
이토록 남기려는 마음은 무엇일까.
'내가 여기에 있었다'는 증명?
'여기의 나'를 '거기'에서도 간직하고 싶은 소망?
그 이유는?
공간과 시간 그 자체는 결코 물화될 수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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