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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스레드 캔

Diary/어제의 술

by TokyoShin 2013. 11. 16. 20: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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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05/01

일상의 코스가 되어버린 '트위터 구경'을 무심히 하다가 장기하씨의 트윗을 보고야 말았다.


"오늘 정말... 점심 때 맥주 한 잔 하기에 일 년 중에서도 최상급의 날씨입니다.

저는 오늘 라디오방송(더구나 첫방...!)이 있기 때문에 안 마실 거지만,

여유 되시는 분들은 꼭 한 잔씩 하시길...!!"


다음 날에 시험이 있었지만 '여유 안 되시는 분'은 아니었던 나는 최상급의 날씨에서 마시는 맥주 한 잔이 너무도 그리웠다.

맥주 한 캔 들고 홀로 캠퍼스를 산책하는 건 좀 우습겠지. 홍대로 떠나고 싶었다.

결국 다섯시 호수공원에서 친구와 함께하기로 했다.

편의점 맥주코너 앞에서 내 선택은 잠깐의 망설임 끝에 거침없이 카스레드였다.

호수공원 가는 길, "못 참겠어" 하고 캔을 땄다. 거품이 부글, 끓었다.

맥주 살 때 같이 챙긴 투명 빨대를 꽂고는 한 모금.

"이쁘다!"

빨대를 타고 오르는 청량한 금빛 맥주, 보글보글한 흰 거품.

우리는 과거를 향한 그리움, 아날로그, 등록금, 사람과 사람, 일렉트로닉에 대해 털어놓았고

잠깐의 음악배틀, 세르지오 멘데스에 맞춰 방정맞게 춤추기 같은 걸 하면서 최상급의 날씨를 만끽했다.

헤어지던 길 끌레도르 바 하나씩을 샀다.

끌레도르 속 포장에는 점괘 같은 게 적혀있었다.

'생각을 정리할 시간이 필요하네요. 떠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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