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울 서울 - 12
눈은 뜨고 있는데 아무런 생각이 안 나는 거야.아니, 어떤 생각은 하는데 해야하는 생각이 안 나는 거야.눈은 뻑뻑하고 잠에서 덜 깬 것처럼 몽롱해.어젠 연남동에 갔었다.그 곳 어귀의 공원 벤치에 앉아 혼자 맥주를 마셨어.엽서를 한 장 썼고 책도 몇 페이지 읽었다.그러다 친구를 만나 수다를 떨었어.한 장의 엽서는 친구에게 주었다.친구는 내게 열 장을 주었어.밤 열 시가 다 되어 집으로 돌아가는데, 삼십 분 후 쯤엔 방배동으로 가고 있었다.나도 좀 절박했던 거야.그래도 도착해선 오길 잘 했다, 그랬어.추위에 떨며 잠을 자다 아침에 눈을 떴다.샤워도 않고 그냥 나왔어.같이 귀가길에 나선 사람 말로는 고작 세 시간 반 정도 잤대.그래서 지금 이렇게 피곤한 거야.눈은 뜨고 있는데 아무런 생각이 안 나는 거야.아니..
Diary/서울 서울 서울
2015. 9. 13.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