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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 154

Diary/201

by TokyoShin 2018. 10. 5. 2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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숙취해소


종일 누워 있다 아이스 초콜릿을 마시러 스타벅스에 왔다. 주문할 때는 공식처럼 왼다. "아이스 시그니처 초콜릿 톨사이즈 두유로 바꿔주시고 진하게 해주시고 휘핑 빼주세요." 매장 안에서 일회용 컵을 사용하지 못하게 된 뒤로 글라스나 머그에 담겨 나온다. 글라스는 반가운데 머그에 빨대 꽂고 마시는 건 별로다.



목요일이 길어서


오늘 종일 드러누운 것은 어제 이른 저녁부터 술을 마셨기 때문이었다. 도합 맥주 넉 잔, 진토닉 두 잔, 막걸리 몇 모금을 마셨다. 긴 시간을 두고 마셔서 많이 취하지도 않았고 숙취도 없었는데 긴 하루를 마친 피로가 몸을 억누른 것 같았다. 


어제 낮에 면접을 마치고 집으로 돌아와 친구들에게 메시지로 주절거리며 회한에 젖었다가 맥파이로 갔다. 마침 대학 친구가 시간이 난다기에 함께 피자를 먹고 맥주를 마셨다. 우리는 일을 구하는 슬픔으로 대화를 시작해 관계에 필요한 체념으로 끝을 냈다. 슬픔과 체념을 말하는 서로는 희망적이었다. 나는 늘 이런 분위기를 필요로 했다. 어쩔 수 없는 일을 성토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받아들이고 나아가려는 힘이 실린 분위기를. 헤어지며 친구에게 트위터에서 화제가 된 단편소설 "일의 기쁨과 슬픔"을 보내주었다.


밤 열 시에 다른 약속이 있었다. 헝가리에서 대학 시절을 보낸 고교 친구에게서 연락을 받고 만들어진 약속이었다. 홍대 일대에서 열리는 잔다리 페스타에 대학 친구의 밴드가 공연을 하는데 근처 사는 내가 생각나 혹시 함께 갈 수 있을까 싶어 연락을 했다는 것이다. 어려울 것 없는 결정이었다. 우리는 때맞춰 만나 공연장으로 갔다. 친구의 친구 밴드는 공연 첫 순서였다. 친구는 이런 일이 다 있다며 이 상황을 재미있어했다. 나도 그랬다. 만날 시각만 알았지 언제쯤 헤어질 지는 끝끝내 모르던 우리는 모든 공연이 끝나고 밴드 멤버들과 비공식적인 그들의 가이드를 만나 밥을 먹고 술을 마시다 새벽 네 시 정도가 되어서야 헤어졌다.   


눈을 뜨니 오전 열 시였다. 다시 눈을 뜨니 한 시였고 또다시 떴을 때는 세 시였다. 토요일이려니 했는데 금요일. 정말이지 백수처럼 드러누운 금요일. 어찌됐건 내일도 재미있는 일이 펼쳐졌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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