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젯밤 그 어느 때보다 진중한 함께 하자, 를 들었다.
바닷가에서 비어 창을 마시고 있던 나는 기꺼이 동조하겠어요, 답했다.
이야기를 건넨 사람은 삼거리 스타벅스에서 시럽 뺀 소이라떼를 마시고 있었을 것이다.
어젯밤 뜬금없이 이런 말도 했다.
"어디서 본 말인데요, 어디서 봤는지는 굳이 말하지 않을게요.
누가 '좋은 디자인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받고는 어떤 대답을 할 지 고민했대요.
그러다 '이런 건 처음 보는 진지한 것'이라고 답했대요.
이런 걸 하고 싶어요.
시류에 편승하는 그런 건 하기 싫어요.
그렇게 해야 쉽다는 건 알겠어요, 근데 그런 건 싫어요."
지난 3월 18일, 서울을 떠나오기 전 날 한남동에 갔었다.
거기서 스페인을 좋아하는 언니를 만나,
팥 심은 데 팥이라는 작은 가게에서 팥빙수와 팥죽을 먹고
구슬모아 당구장에서 페스티벌 봄 전시 오프닝을 보고
걸어서 빠르크로 가 저녁을 먹었다.
헤어지는 길엔 엑스엑스의 앨범을 선물 받았다.
문득 이 날이 생각났는데, 18일의 일기에 이 얘기가 없어서 슬프다.
떠난다는 사실 때문에 맘이 많이 고달팠던 모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