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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먼 레이놀즈, 레트로 마니아, 2011

Words

by TokyoShin 2014. 8. 19. 2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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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27

이처럼 노스탤지어는 본디 시간이 아니라 공간을 통해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가리켰다.

그건 이동에 따른 고통이었다.

하지만 그 지리적 의미는 점차 사라졌고, 대신 시간이 노스탤지어를 규정하게 됐다.

이제 노스탤지어는 떠나온 모국을 절박하게 그리는 마음이 아니라, 사람의 일생에서 잃어버린, 평온했던 시절을 애타게 동경하는 마음이 됐다.

의학적 성격이 사라지면서, 노스탤지어는 개인 감정이 아니라 행복하고 단순하고 순진했던 시절을 향한 집단적 염원이 됐다.

본디 노스탤지어는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 다음 군함이나 상선에 올라 가족과 친지로 둘러싸인 따스한 집으로, 친숙한 고스로 돌아가면 되므로 - 설명 가능한 감정이었다.

현대적 의미에서 노스탤지어는 불가능한 감정, 적어도 치유는 불가능한 감정이다.

치료법이라곤 시간 여행밖에 없다.


p.29

팝에서 특히나 흥미로운 노스탤지어는 근사한 '지금 이 순간'의 시대, 즉…사실…우리는 살아보지도 않은 시대를 향한 노스탤지어다.

펑크와 50년대 로큰롤도 이런 감정을 불러일으키지만, 간접 노스탤지어 면에서 '스윙잉 식스티스'를 따를 시대는 없다. 

아이러니하게도, 60년대 복고가 끊이지 않는 데는 정작 당시에 복고나 노스탤지어가 없었다는 이유도 얼마간 있다.

그 시대의 매력은 현재에 온전히 몰입했다는 점에 있다.

'지금 여기'라는 구호를 창안한 시대가 바로 60년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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