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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서울 서울 - 48

Diary/서울 서울 서울

by TokyoShin 2016. 4. 27.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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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언가를 해야할 땐 늘 카페에 갔다. 사실 그런다고 일거리를 꼬박꼬박 끝내는 건 아니지만, 집에 있으면 한껏 늘어져 주구장 딴짓만 하니까. 그래서 오늘도 카페에 왔지만 손에 꼽을 정도로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방금은 '에어컨 바람에 서늘해진 이 곳을 떠나 아무도 없는 집으로 가면 무어라도 할 것 같아' 하는 생각을 했다. '아니, 그럴 일은 없'기 때문에 이렇게 무어라도 쓴다.


 엊저녁엔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멜랑콜리아>를 보았다. 영상 자료원에서 상영하는 걸, 이 영화를 좋아하는 친구가 알려준 덕이다.  

"이번이 세 번째 보는 건데 결말이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나."

"그래? 난 처음 봐. 라스 폰 트리에 영화 한 번도 본 적 없어."

상영관에 들어가 붉은 천 시트를 입은 자리에 앉았는데 어딘가 갑갑해서 그네를 타듯 다리를 굴렸다. 

"여기 시네필들 모인 거 좀 봐라."

우리는 여느 때처럼 실없는 농담에 키득거렸고, 불이 꺼지자 고요함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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