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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 185

Diary/201

by TokyoShin 2019. 2. 24. 2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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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ause


사진가 이차령의 사진 중 가장 먼저 떠오르는 건 뮤지션 모과 Mogwaa의 첫 EP 커버였다. 눈부신 석양을 배경으로 한 야자수를 보고 있으면 습한 공기의 무게와 느릿한 시간의 흐름 같은 것들이 생각났다. 이 앨범엔 커버와 대조적인 한 장의 사진이 더 쓰였다. 부서지는 파도를 배경으로 바람에 휘날리는 야자수. 나는 어쩌면 그걸 더 좋아하는지도 몰랐다. 


어제는 사진가 이차령의 슬라이드 쇼를 보러 신촌에 갔다. 세 개의 작업을 이어붙인 'Applause'를 본 순간을 오래도록 기억하고 싶었다. 그 중에서도 쏟아지는 박수갈채 소리 위로 흐릿하게 찬란한 질감의 사진이 차례로 나오는 장면을. 뒤이어 Terry Callier의 'You Don't Care'라는 곡이 야자수 사진들을 싣고 흘렀다. 그게 마치 지난하고 아름다웠던 어떤 시간의 엔딩 크레딧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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