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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 - 184

Diary/201

by TokyoShin 2019. 2. 21. 2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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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소


바쁜 일이 끝났는데 어떤 것도 할 수가 없네. 이럴 바엔 다음 달이나 와 버려. 나의 생일이 있는 삼월엔 혼자 근사한 걸 먹으러 갈 참이니까는. 오늘 아침엔 회사에서 처음으로 진행을 맡은 웹 콘텐츠가 발행되었다. 출근하자마자 확인을 했지만 감회가 새롭지는 않았다. 그 페이지를 보는 게 너무 지겨워서 다 읽지도 않았지. 저녁엔 길 걷다 매장에 대문짝만하게 걸린 광고를 보고 나도 언젠가 꼭 저렇게 커다란 캠페인을 맡고 싶다고 생각했다.


쓰는 일은 계속 재미있다. 대상을 내 관점대로 풀어내는 과정이 좋다. 소쉬르가 '일반 언어학 강의'에서 말했다는 다음의 문장, 몇 년 전에 좋아했는데 오늘 그게 떠올랐다. 대상을 잘 깎아내는 테크닉을 연마하고 싶다.


"언어 활동이란 '모두 분절되어 있는 것'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아니라 밤하늘의 별을 보며 별자리를 정하는 것처럼 비정형적이고, 성운 모양을 한 세계를 쪼개는 작업 그 자체입니다. 어떤 관념이 먼저 존재하고 거기에 이름을 붙인 것이 아니라 이름이 붙으면서 어떤 관념이 우리의 사고 속에 존재하게 된 것입니다."



늦겨울


이쯤 되면 겨울 싫어하기도 지친다. 그냥 겨울옷 입기 너무 지겹다는 생각 뿐이다. 혹한기가 거의 없다시피 한 올겨울엔 코트 안에 재킷과 티셔츠를 입은 날도 더러 있었으나 그래도 지루한 건 매한가지. 아 재킷이랑 슬릿이 있는 바지 사고싶다. 사실 요 며칠 내 머리속의 10%는 슬릿 팬츠가 차지하고 있다. 습관적으로 온라인 숍에 들어가 그 바지를 보는데 이쯤 되면 사야 된다, 진짜.

 


목요일


내 나이 스물 여덟. 때마다 놀고 싶은 이 기분을 어쩌면 좋을까. 같이 춤추러 갈 사람도 없는데. 난 사실 혼자 잘 못 노는 타입이라서. 촌스러, 나이를 말하는 것도 혼자 잘 못 노는 것도 이런 문장을 쓰는 것도. 오늘 약간 지나간 인디 감성인데 이게 다 아까 코난 모카신을 들었기 때문이다. 나른한 드림팝 그 슬픈 취향의 흔적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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