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 - 26
어젯 밤엔 술을 네 잔 마셨다. 오늘 아침엔 모임별의 신보를 듣는다. 창 밖은 흐리고 책상 위는 어지럽다. 가면과 약봉투, 잡지, 생수병, 로션, 물티슈, 라이터, 일회용 카메라, 소프트렌즈 케이스 같은 잡다한 것들이 아무렇게나 놓여있다. 모임별의 신보 타이틀은 '밤도깨비들을 위한 선곡집'이다. 이걸 아침에 듣고 있다. 냄비에는 그저께 만든 양배추 수프가 남았다. 그것을 먹지 않고 지난 주말에 산 시리얼을 요거트에 넣어 먹는다. 어젯밤 마신 술은 세 가지였다. 하이볼, 모스코 뮬, 진 토닉. 모스코 뮬이 가장 좋았다. '은밀한 쇼'가 흐르고 있다. 이걸 지난 파티에서 들은 적이 있다. 이 곡이 그날 모임별의 마지막 곡이었던 것 같다. 창 밖은 조금 더 흐리고 앞으로 네 곡이 더 남았다. 씻고 카페에 갈 ..
Diary/201
2017. 3. 12. 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