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age
http://pressuredropbrewing.co.uk
Reference
런던 해크니에 위치한 브루어리, 프레셔 드롭(Pressure Drop)의 로고와 라벨은 독특한 조합을 보여준다. 아무런 전제가 없으면 '브루어리'라는 단어를 떠올리기는 힘든 로고는 알고 보면 발효조를 형상화 한 것으로 보이고, 그 끄트머리로 맥주가 흘러 내려올 것 같다. 서체는 232 MKSD와 비슷하지만 너비가 좀 더 좁고 길다. 동그랗고 부드러운 서체가 곡선으로 처리한 도형의 꼭짓점과 잘 어울린다. 적절히 분배된 흑백의 공간이 인상적이다. 특히 아랫쪽 빗금을 보면, 일정하지 않고 상단이 조금 통통한 덕분에 곡선이 더 살아나기도 하고 입체감도 약간 생기는 것 같다.
라벨에는 일정한 레이아웃을 두고 맥주에 따라 다양한 일러스트를 그려넣는다. 첫 맥주인 '보스코(BOSKO)'와 '페일 파이어(PALE FIRE)'는 프레셔 드롭의 설립자 중 한 명인 그레이엄 오'브라이언(Graham O'Brien)의 작품이고, 다른 맥주는 각각의 일러스트레이터가 작업했다. 그 중, 우주에 간 '우 강'이 자꾸만 자라나는 나무를 계속 벤다는 중국 속담인 '우 강 찹스 더 트리(WU GANG CHOPS THE TREE)'는 칭-리 츄(Ching-Lee Chew)의 작품으로, 독특한 이름과 그에 걸맞는 일러스트로 주목을 받았다. 개인적으로는 왠지 데이비드 호크니(David Hockney)의 그림을 떠올리게 하는 '페일 파이어'가 참 아름답다.
프레셔 드롭의 라벨은 일러스트 뿐만 아니라 고정된 레이아웃 역시 흥미를 끈다. 라벨의 중심부에 배치해 둔 투명한 사각형과 꺽쇄는 마치 사진을 포착하는 느낌 혹은 액자를 걸어 놓은 느낌을 준다. 사각 프레임 속에는 맥주 이름과 용량, 도수가 왼쪽 정렬로 쓰여 있다. 그 바로 위 오른쪽에 로고가 있는데, 이는 '압력 하강'의 결과물이 사각 프레임 속 이름이라는 걸 지시하는 듯 하다. 게다가 라벨에 반 쯤 걸쳐진 위치 덕분에 스티커로 사진을 벽에 붙이듯 로고로 라벨 전체를 병에 고정시켜 둔 것 같다. 그러고 보면 프레셔 드롭의 디자이너 - 프란시스 레드맨(Francis Redman) - 가 로고, 맥주 이름, 라벨이라는 요소를 각각의 레이어, 그리고 오브젝트로 보고 작업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보통 '한 덩어리'로 인식되는 라벨이 유달리 로고, 이름, 배경 그림의 층위로 보이고, 이런 각각의 층위가 마치 실제로 만져지는 사물인 양 '고정한다'거나 '건다'거나, '붙인다'는 말을 쓰게 되는 걸 보면 말이다. 다양한 작가와 함께 지속적으로 새 라벨을 만들어 나가겠다는 프레셔 드롭의 다음 맥주엔 어떤 작품과 이름이 걸릴 지 궁금하다.
| 잇폰 마츠 비어 Ippon Matsu Beer (3) | 2015.04.02 |
|---|---|
| 몬톡 브루잉 컴퍼니 MONTAUK BREWING CO. (3) | 2015.03.26 |
| 발라스트 포인트 BALLAST POINT (0) | 2015.03.13 |
| 갈매기 브루잉 GALMEGI BREWING (0) | 2015.03.11 |
| 밸런스 B:ALANCE (2) | 2015.03.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