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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Fight Is Brewing - 1

Study/Interview

by TokyoShin 2015. 3. 18.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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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6월 뉴욕 타임스 매거진에 실린 기사.

미켈러의 미켈, 이블 트윈의 예프 쌍둥이 형제에 관한 이야기다.

외국어 표기가 맞는지 모르겠다.

재밌는데 좀 길어서 분량을 나눈다.

http://www.nytimes.com




세상에서 가장 뚜렷한 크래프트 맥주 중 몇몇을 만든 양조가들은 덴마크에서 온, 서로 대립하는 일란성 쌍둥이다. 왼쪽이 브루클린에 있는 예프 자닛-비야르소, 오른쪽은 코펜하겐에 있는 미켈 보그 비야르소.


전직 과학 교사 출신, 서른 여덟살 미켈 보그 비야르소(Mikkel Borg Bjergso)는 덴마크 브루어리 미켈러(Mikkeller)를 운영한다. 그가 홉이 담긴 봉투에 머리를 갖다대고 깊게 숨을 들이쉰다. 비 내리는 2월의 오후였다. 세상에서 가장 독창적인 맥주를 만드는 미켈은, 로크리스티(Lochristi) 시내에 있는 벨기에 브루어리 드 프로프(de Proef)을 방문 중이었다. 잘게 갈아 압축한 홉(펠릿, Pellet)은 고양이 사료를 닮아 있었고, 레몬 그라스와 대마향, 숙성된 식물 악취가 강하게 났다. "좋네요," 그가 손가락으로 홉 펠릿을 부수며, 엄지 손가락에 묻은 끈적한 녹색 자국에 만족스러운 듯 고개를 끄덕였다. 그건 폴라리스(Polaris)라는 품종의 견본이었다. 독일의 재배자들로부터 개발된 것인데, 미켈이 새로운 맥주에 쓰려고 드 프로프의 사장인 디크 나우스(Dirk Naudts)에게 구매문의를 한 것이었다. "지방이 굉장히 많죠," 나우스가 말했다. 

 대부분의 양조가들과 달리, 미켈은 양조장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전형적인 미켈러 맥주는, 그의 머릿속에 있는 터무니 없는 물음에서 탄생했다. '만약 매쉬에(뜨거운 물과 맥아 혼합물, Mash)에 팝콘을 뿌리면 맥주는 어떤 지방질을 얻게 될까?', '만약 양조할 때 입이 얼얼할 정도의 스촨 후추를 쏟아 넣으면 어떻게 될까?', '신선한 해초를 얼마나 많이 넣어야 맥주에 감칠맛을 제대로 더해 줄 수 있을까?' 그는 실제 양조를, 드 프로프같은 시설 대리인에 의해 아웃소싱하면서 그 답을 찾기 시작했다. 미켈은 이런 제작자들이 따를 수 있도록 몰트의 양을 밀리그램 단위로, 매쉬 스케쥴을 분 단위까지, 씁쓸한 정도를 I.B.U.로 명시한 설명을 적는다. 이렇게 만든 자신의 맥주를 처음 맛보는 때는 대개 양조가가 그에게 청구서와 운송을 보낼 때다. "전 맥주 만드는 걸 즐기지 않아요," 그가 말한다. "레시피를 만들고 노는 걸 좋아하죠."


코펜하겐 미켈러 & 프렌즈(Mikkeller & Friends) 보틀샵에서 판매하는 크래프트 맥주.


 이런 방식으로 일하는 것은 "유령 양조(phantom brewing)" 혹은 "집시 양조(gypsy brewing)로 알려져있고, 미켈은 이 방식의 저명한 현역이다. 그의 맥주는 매니아 웹사이트들 뿐만 아니라, 코펜하겐의 노마(Noma), 스페인 지로나(Girona)의 엘 셀레 드 칸 로카(El Celler de Can Roca) 같은 미쉐린 선정 레스토랑에서도 사랑받는다. 미켈은 두 레스토랑의 메뉴에 맞는 맥주를 선정하는데 참여한다. 유령으로서, 미켈은 아이슬란드의 서부 피오르드에서 자연 그대로의 해초를, 일본에서 유자를, 멕시코에서 아보카도 잎을 얻고, 실제로 마실 수 있을지 모르는 맥주에 이 재료를 넣을지 말지 하는 핵심은 나우스같은 이들이 결정하도록 내버려 둔다. 그리고 약간의 간접비만 들기 때문에, 미켈은 대중의 입맛에 어필하는 것에 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 이는 훨씬 많은 창조적 자유를 가능하게 한다. 보통 한 해 동안, 전형적인 크래프트 브루어리는 20종 정도의 맥주를 생산한다. 지난 해, 미켈러는 124종을 만들었다.

 유령 양조가의 수는 증가하고 있고, 2006년 이에 뛰어든 미켈은, 이를 관대함과 트렌드세터가 갖는 자부심의 혼합으로 본다. 그는 특별히 브루클린 베이스의 한 유령 양조장을 가깝게 주시하고 있는데, 그의 쌍둥이 예프 자닛-비야르소(Jeppe Jarnit-Bjergso)가 만든 곳이기 때문이다. 예프는 미켈러가 만들어진지 4년 후, 갑작스런 도발로 이블 트윈(Evil Twin)이라는 이름을 달고 양조장을 시작했다. 미켈러 보다 작지만, 전문가들로부터 비슷하게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예프는 노마에서 맥주 셀렉션을 소개하는 걸 돕기도 했다.) 비야르소 형제는 상반된 기질을 갖고 있다. 미켈은 내향적이고, 예프는 외향적이다. 그들은 '맥주에 대한 심취'라는 공통점에도 불구하고 - 혹은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 사이가 좋지 않다. 서로 1년이 넘도록 얘기도 하지 않았다. 

 한 덴마크 기자는 이 갈등의 엄청난 조짐을 포착하고, 미켈과 예프를 철천지원수로 묘사했다. 미켈러의 첫 고용자인 토마스 슌(Thomas Schon)은, 이 쌍둥이가 확연한 성격 충돌을 겪었다고 말했다. "예프가 브루클린으로 이사하고 미켈은 안도했어요. 덴마크 맥주 씬이 그 둘을 수용하기엔 충분히 크지 않은 것 같았죠." 미켈러의 업무 팀장 자콥 그램 얼싱(Jacob Gram Alsing)은, 예프의 문제는 "미켈을 언급하는 것에 굉장히 예민한 것."이라고 말했다. 미켈은 자신을 다음과 같이 설명한다. "오아시스 알아요? 갤러거 형제 말이죠. 세상에서 가장 성공한 밴드 중 하나지만, 서로 간에 트러블이 있죠." 쌍둥이에 관해, 그는 말했다, "이건 다른 사람에게서 자신을 모습을 보는 문제예요. 때때로 싫어하는 무언가도 보게 돼죠."

 미켈은 키가 크고 과묵하다. 엄숙하게 기른 수염은 그가 좋은 기운을 갖고 있을 때 조차도 굉장히 지루해 보이도록 만든다. "그를 만나면 굉장히 공격적이고 거리감 있게 보일 수 있어요," 아내 페닐리 팽(Pernille Pang)이 말한다. "그를 처음 본 제 친구들은 전부 그가 그럴 거라고 생각했죠."

 까만 스웻셔츠와 헤진 청바지를 입은 그는 드 프로프에 오느라 대충 입은 것 같았다. 7만 평방피트 넓이의 이 곳은 얼핏 보면 포터와 페일 에일 뿐만 아니라 마이크로프로세서라도 생산할 것처럼 보인다. 티끌 한 점 없는, 2층 유리벽 사이로, 파란 작업 바지를 입은 사람이 아홉 개의 스틸 양조관 사이로 성큼성큼 돌아다녔고, 실험복을 입은 한 여자는 클립보드를 들고 서둘러 계단을 올라갔다. 나우스는 맥주 애호가(beer geek)라기보단 지식인이다. 그는 그의 소명을 "응용 연구"라고 묘사한다. 지난 해, 그는 드 프로프에 수분 측정, 오일 분류, 가스 크로마토그래피, 질량 분석 등의 도구를 갖춘 실험실을 설치했다. 여기서는 세 명의 풀타임 실험 기술자들이 홉, 몰트, 스파이스와 이스트에 관한 진단 테스트를 광범위하게 실시한다.

 미켈은 드 프로프에서 만들어지는 몇몇 미켈러 맥주를 확인하고, 새로운 양조를 시작하기 위해 코펜하겐에서 날아오곤 했다. 그러나 이런 일은 크게 의식적인 의무였다. 미켈에게, 양조는 주로 산만하게 시작되는 행위다. "전 맥주와 음식, 커피, 와인을 맛보는 것, 그리고 맛과 향에 관해 다양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는 것으로부터 영감을 얻어요," 그가 말했다. "와인 양조가, 커피메이커, 쉐프, 그리고 다른 양조가들 말이죠."

 그를 끌어들인 건 얼싱과, 인디아나 먼스터(Munster, Ind.)에 있는, 모험적인 스타우트로 유명한 쓰리 플로이즈(Three Floyds)의 양조 채임자인 크리스 보게스(Chris Boggess)라는 이름의 미국인이었다. 미켈러와 쓰리 플로이즈는 몇 가지 맥주를 콜라보레이션했는데, 인디아나를 떠나기 전에, 보게스가 미시간 호수의 물 분석 시트를 어렵게 구했다. 이는 먼스터의 탭에 공급되어, 나우스가 드 프로프에서 복제하게 되었다. 이렇게 실험한 물은, 마즈굽(Majsgoop)이라는 곡물이 많은 맥주에 사용되었고, 그와 미켈은 그 날 이 맥주의 생산에 들어간 것이었다. "미시건 호수의 물은 꽤 중성적이에요," 보게스가 말했다. "우리의 효모 선택과 더불어 굉장히 좋은 맛이 나올 것 같아요."

 나우스가 말했다. 재료의 효과가 특별히 예측하기 어려울 때는 - 감초, 세이(say)나 차조기처럼 - "미켈에게 샘플을 보내고, 그가 맛을 봐요. 재료가 너무 과하거나 부족하다고 하면, 우리가 두 번째 샘플을 만들어서 양조에 적용하고 그것들을 함께 섞어요." 하지만 미켈은 그가 의도한 대로 나왔을 거라고 자신하고, 계약자에게 샘플 배치 요청을 거의 하지 않는다. "레시피를 만드는 건 하나도 어렵지 않아요," 그가 말한다. "전 뭐가 나올지 알거든요." 그는 포리저(Forager)라는 소량-배치 맥주를 만들기 위해 8천 달러 상당의 트뤼플을 산 적도 있다. 미켈의 잠재적으로 상당한, 맛에 대한 재능을 설명하며, 슌은 나에게 나중에 일러주었다. "모든 게 균형에 관한 거예요. 만약 당신이 블루베리 맥주를 산다면, 그 맥주엔 깔끔하고 분명한 블루베리 맛이 있어야 하겠지만, 이건 2번째에요. 당신은 우선 거기서 맥주 맛이 나길 원하겠죠."

 미켈이 나우스에게 홉 한 봉지를 건네더니 미소지었다. "양조가의 힘든 삶." 그가 말했다.

 유령 쌍둥이의 이야기는 미켈러와 이블 트윈 모두에게 주목하게 했고, 미켈은 이에 대해 "굉장한 얘기군요,"라며 인정함과 동시에 약간의 경계를 가지고 보았다. "우리의 관계는 아주 복잡해요," 그가 말했다, "전 예프를 라이벌로 보지 않아요."하고 덧붙였다. 그는 예프도 그렇게 여길지는 확신할 수 없었다. 내가 미국에서 예프를 만날 계획에 대해 언급하자, 미켈은 무거운 시선으로 나를 응시하며 한숨을 쉬었다. "나에 대해 쓰레기 같은 말을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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