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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래프트 매거진 CRAFT Magazine

Study/Branding

by TokyoShin 2015. 7. 3. 0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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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을 통해 알게 된 이 잡지가, 출간 전부터 궁금했다. 이유는 명확했다. "우리 시대의 장인정신(Craftsmanship)"을 다룬다는 점, 첫 호의 주제가 '서핑'이라는 점, 지큐 코리아의 장우철 디렉터가 작업한 사진이 실린다는 점. 이야기를 풀다 자연스레 나오는 형식이 아니라, 먼저 장인정신이라는 프레임 아래 이야기를 시작하겠다는 포부가 좋았고 내가 관심있어하는 서핑이라는 주제-특히 서핑 컬쳐-를 어떤 식으로 풀어갈지 기대가 되었다. 게다가 나는 장우철 디렉터의 정물 사진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지난 주말 해운대 해수욕장에서 열린 '부산 국제서핑대회'의 안티도트 부스에서 갓 나온 이 잡지를 판매한다는 소식을 보았을 때, 단번에 해운대로 가겠노라 마음먹었다. '한 권 사서는 어느 펍에 들어가 맥주를 마시며 읽어야지' 하는 구체적인 그림을 머릿속에 그리면서. 그 날, 애석하게도 그림의 순서엔 변동이 있었지만 무난하게 잡지를 손에 넣었다. 그리고 해변가에 가만히 앉아 페이지를 넘기다 집으로 돌아왔다. 

 잡지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뉜다. 장인(Craftsman), 지식(Knowledge), 사진(View). 첫 파트에는 서핑과 깊이 관련된, 장인정신을 가진 사람들과의 인터뷰를 실었다. 서프숍부터 서프보드 제작자, 서퍼, 서핑 사진가, 웨트슈트 제작자, 그래픽 디자이너의 이야기를 볼 수 있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말은 서핑 크루 안티도트 서장현 대표의 것˚이다. 다음 파트엔 서핑 스폿, 서프 보드, 서핑 문화에 대한 글을 나열했다. 객원 에디터들이 쓴, 각자의 분야와 맞닿은 서핑 문화 칼럼을 즐거이 읽었다. 마지막 파트에 실린 장우철 디렉터의 화보는 역시 좋았다. 사진 속 빛과 그림자, 물건의 조합과 배치는 적막하고, 오묘하고, 재밌다. 다음 페이지엔 그가 찍은 서퍼들의 사진이 쏟아진다. 간결한 문답과 함께 들여다보고 나면 세계적인 서핑 사진가들의 사진이 펼쳐진다. 여운을 남기는 구성이지만 마지막 프로모션 페이지가 흥을 좀 깼다.

 기대가 컸던 터라 아주 깊은 인상은 아니었지만 재밌게 읽었다. 출간 전 페이스북에 올라온 이미지를 보고 내심 새터데이즈 매거진(Saturdays Magazine)의, 산세리프 서체-밀러 배너(Miller Banner)-를 매력적으로 수놓은 페이지 같은 걸 기대하기도 했는데 아쉽게도 그런 황홀함을 주는 페이지는 없었다. 그래도 첫 파트의 인터뷰마다 두 페이지를 할애해, 큼지막한 타이틀과 사진을 나란히 붙여 둔 편집은 좋았다. 장인정신이라는 큰 테마와 퍽 어울렸다. 타이틀 서체는 모던 서체들보단 좀 덜 유려하지만 올드한 멋이 있는 바스커빌(Baskervile)을 사용했다. 이 페이지가 조금 더 드라마틱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도 드는데 장인의 묵묵함을 드러내기에 나쁘지 않은 것 같기도 하다. 호수가 쌓일수록 다루는 주제가 뚜렷해질 것 같아서, 가을에 다음 호가 나오면 찾아 봐야겠다. 

˚ "래시가드 열풍이잖아요. 지난해부터 '왜 바다의 왕자들이 래시가드 안 파느냐'고 농담을 해요. 하지만 우린 그걸 만들 생각이 전혀 없어요. 서퍼는 래시가드 안 입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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