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담 같은 패션
겨울에 산 티셔츠 두 장
1월에 티셔츠를 두 장 샀다. 목 밑부터 허리까지 유명 향수의 패러디 로고로 가득 찬 블랙 티셔츠는 메이드 인 이태리. 가슴팍에 ‘No Problemo’라는 인터넷 밈(meme)이 진한 핑크빛으로 적힌 화이트 티셔츠는 미스터포터 익스클루시브. 모두 런던 베이스 브랜드 에리즈 Aries의 지난 시즌 제품.
얼마 전 박세진 패션 칼럼니스트의 블로그*에서 '일단은 로고가 중요하다'라는 제목의 포스팅을 봤다. 스트리트 패션이 하이 패션의 주류가 되면서 만듦새가 크게 중요하지 않은 아이템들이 각광받게 됐고, 따라서 로고가 멋을 판단할 기준이 됐다는 얘기다.
한편 <GQ 코리아>의 임건 디지털 에디터는 박찬용 에디터의 저서 <요즘 브랜드>를 통해 이런 이야기를 했다. 사람들이 패션 정보를 받아들이는 창구가 스마트폰 화면이 되면서 미의 기준과 가치관이 변했고 ‘예쁘다’, ‘웃기다’ 둘 중 하나의 피드백을 낼 수 있는 콘텐츠를 원한다는 것이다.
내가 에리즈의 티셔츠를 산 이유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로고가 있고, 웃기다. 하나는 빅 로고 시대에 대한 농담 같고 다른 하나는 인터넷 밈을 그대로 가져다 쓴 자체로 농담 같다. 농담처럼 가볍게 입어볼 생각이다.
*https://www.fashionboop.com/1831?category=26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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